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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 속에 바퀴가 있다 햇살이 있는 곳은 어디든 길이다
나는 그것을 인도에 와서 알았다
해골을 뜯어먹고 산 탓인지
까마귀들이 친인척처럼 달려들었다
매캐한 연기와 연기의 카오스를
심해어처럼 꿰어 다녔다
여기서 내가 할 일은
오직 길을 잃는 일뿐이다
나는 홀로 유파이다
길 하나를 만들며
맨발로 걷고 또 걷는다
죽은 아내를 그리워
무굴의 왕이 지었다는
찬란한 보석 무덤을 향해
자무나 강가로 떠나는 날
나는 홀로 차에서 내렸다
이번 생이 아니면
다음 생이라도
사랑하는 이를 만나면
그 때 함께 가리라
내 몸에도 바퀴가 있으니
시공을 넘어 무한에 닿으리라
사랑이여,
그때 나는 어디에 있을까?
그것을 다만 모를 뿐이다.
- 문정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