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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에 말복과 입추가 함께 지나
바람은 가을 햇빛은 여름의 느낌을 물씬 풍기는 오늘 금요일
여름이 벌써 가나? 하는 아쉬움과 가을이 오나 하는 설렘이 함께 하는 날입니다. ^^
그런 두 감정이 존재하는 오늘
토토로님과 함께 사유와 연기의 등을 만들었습니다.
사유와 연기의 등은 작은 쇠파이프 들을 연결해 인간 형상이 되도록
만들 수 있습니다. 굳이 재료만 충분하다면 인간의 형상이 아니더라도
상상가능 한 무엇이든 만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처음 사유와 연기의 등을 만든다고 할때.
그냥 켜고 끄는 등이라기 보다는
저 등이 나 자신에게 어떠한 의미가 될까?
생각했습니다.
사유 = 생각
연기 = 모든 것은 연결되어 있다.
뚝딱뚝딱 토토로 선생님의 지도아래
사유와 연기의 등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토토로님은 저의 작품을 이렇게 저렇게 하라고
지시하시지 않으셨습니다.
저에게 물으셨습니다.
'자, 팔 부분을 만들기 위해서는 어떤게 필요할까요?'
'전기선은 어느 쪽으로 꽂아야 할까요?'
'전기 선을 연결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그렇습니다. 본인 스스로가 찾아가는 창의적 학습
하지만 처음 그런 질문을 들었을때는 응? 하는 당혹감이 있었습니다.
만들면서 절대로 다른 생각을 할 수 없고 온전히 등 만들기에만
집중을 할 수 있었습니다. 이 부분을 연결하기 위해서는 어떤 모양의 파이프가
필요할까? 오히려 스스로에게 물으며 길을 찾아갔습니다.
토토로님께 온전한 집중을 배웠습니다.
작업을 하다가 공구를 잘 못다루는 저를 바라보시며
정말 못한다는 듯이 처다보시는 토토로님^^
하지만 위축되거나 그런 감정은 없었습니다.
오히려 제가 못하는 부분을 남이 알아봐주는 곳에 대한 이상한 감사함이 있었습니다.
아마 그 순간 만큼은 나를 포장하거나 하는 그런 위선 보다는 솔직함이 있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나 자신에게 그리고 타인에게 좀 더 솔직해 질 수 잇는 귀중한 시간
누군가에게 잘하는 것처럼 보일 필요가 없고 솔직한 시간이었습니다.
심한 공구 작업으로 손이 아플무렵
짜잔 하고 등이 완성됬습니다.
응?
무언가 고된작업을 하고난 뒤 찾아오는
보람과 쓸쓸함이 있었습니다.
응? 내가 만든 거 맞나 싶은
물론 토토로님의 많은 도움이 있었지만요 ...
지금 후기를 쓰며 드는 생각은
토토로님께 진정 무한한 감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제가 힘도 못쓰고 잘 못하는데 옆에서
정말 열심히 도와주신 토토로님
도중에 상처를 입으셨지만 관여치않고
휴지로 쓱 닦고 작업을 하시는 모습에
미안함도 느껴집니다.
그리고 제가 만든 사유와 연기의 등
저에겐 2014년 여름날의 소중한 추억이 생겼습니다.
내가 무언가 온전히 앉아 집중을 할 수 있다는 것
나와 내 자신이 호흡을 맞추는 일
그리고 다른 이와 내가 호흡을 맞추는 일
손이 빨개지도록 파이프를 맞추는 지구력
나와 내 자신의 연결
그리고 나에 대한 생각
자기 자신을 사랑해야
다른 이를 사랑 할 수 있듯이
자기 자신을 이해하고 포용해야
다른 이들을 이해하고 포용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나 혼자만의 힘으로도 불을 켤 수 있지만 다른 누군가와
내 손을 맞 잡으면 등이 켜지는 연결성
우리는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기도 하고 받기도 할 수 있는
연결된 존재라는 생각이 듭니다. ^^
부처님 말씀 중에
자신을 등불로 삼으라는 말이 생각납니다.
저도 등불 같은 사람이 되어
다른 사람들을 환하게 비춰주고
도움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작성자 - Geni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