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6년 4월 5일 식목일
안광호 선생님과 인연의 묘목을 심기 위해 모인 사람들의 만남이 이뤄졌습니다.
올해 우연히 지인의 책에서 ‘동사섭’에 대한 언급을 보고 관심을 갖게 되었다고 하는 안광호 선생님은 (재)행복마을 동사섭에서 강의 의뢰가 오니 새삼 ‘인연’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 보셨다고 해요.
강의를 하기보다는 삶의 의문을 다른 사람들과 교우하기를 좋아하기에 함께 질문을 던지고 이야기 나누는 방식으로 진행하였습니다.
과학분야만이 아닌 삶의 모든 분야에서 서로의 궁금한 부분을 질문하면서 나눔을 하였습니다. 처음의 화두로 현재 과학기술의 발전방향에 대한 언급을 하셨습니다. 우리나라 과학의 축은 ‘인공지능, 자율주행, 실감통신, 로봇, 바이오’등입니다. 세상은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점점 더 편리해졌는데 사람들은 더 바빠지고 인간의 기능들은 더 퇴화될 것이라고 하네요. 내 감정과 무의식마저 다 알아주는 인공지능로봇이 있다면 관계 안에서 갈등이 많은 사람들과 굳이 사귈 필요성도 점점 더 잃게 될 것이라는 말씀에서 과학의 발전이 우리 인간에게 미칠 영향은 단순히 일자리가 없어지는 정도가 아니겠다는 불안감이 생겼습니다. 실감통신이 될수록 인간관계는 사무적이고 넓어지지만 깊어지지는 않는다는 생각에 공감이 되었습니다. 만약 손편지로 주고 받던 예전 아날로그 시절을 떠올려보면 누군가 손으로 정성을 들여 쓴 편지를 보내온다면 평생 기억에 남을 듯 하다고도 하셨어요.
그렇다면 우리가 지구별에 온 목적은 무엇일까요?
사랑하기 위해서, 사랑을 배우기 위해서, 영적으로 깊어지기 위해서 왔는데 주된 목적은 결여되고 돈을 버는 수단에만 급급한 삶은 가족간의 관계도 멀어지게 만듭니다. ‘얼싸안기’라는 모션을 통해서 서로의 눈빛을 바라보고 허그하고 서로를 향하여 손을 모으고 인사를 하니 마음이 따뜻해지고 참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Q. 언제, 어떤 일을 계기로 영성적인 부분에 관심을 갖게 되었는지 구체적인 경험이 궁금합니다.
A. 7살적에 친척의 장례 절차를 모두 보게 되면서 ‘죽음’에 대한 궁금증이 생겼는데 죽으면 모든 것이 다 끝이라는 할아버지의 말씀에 충격을 받고 사유를 하게 되었습니다
Q. 그런 사유를 하고 또 말씀하시는 부분에서 느껴지는 가치관으로 볼 때 신학이나 영성 관련 진로를 택하지 않고 과학도가 되셨고 꾸준히 그 일을 하시고 있는 데 진로를 변경하고 싶다는 생각은 해보신 적 있나요?
A. 좋은 질문입니다. 제가 32살에 또 한 번의 큰 충격을 받고 스승님을 찾아가서 고민을 털어놓기도 했어요. 저는 7대 장손이었고 그 시대에 맞는 취직이 잘 되는 전공을 택하고 이상적 현실주의자이고 목표지향적입니다. 삼성전자에서 근무하면서 6개월이 지나고 ‘내가 과연 행복한가?’에 대한 고민도 했지요. 추상적인 질문일 수 있지만요. 엔지니어의 삶은 주도적인 삶이 아니에요. 내가 뭘 좋아하고 무엇에 끌리는지 자기계발에 대한 물음을 갖고 관심을 갖기 시작했어요. 책과 사람과의 만남에서 MBTI, 스트롱, 에니어그램 등 심리학적으로 접근해서 강점도 발견하고 기질적 특성을 찾고 경험하고 알아차리고 더 큰 인연들을 만났지요.
Q. 자녀의 교육관이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는데 최근의 가장 행복한 일 두 가지를 뽑는다면?
A. 용인에 땅을 사서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집을 짓고 자연을 해치지 않고 살고 있어요. 우리는 우리의 색깔을 잃어버리고 있는데 어떤 곳에 살 때 행복한지 알아차리고 해 나가는 것이 행복인 것 같아요. 1년동안 집짓는 계기를 통해서 가족들이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자기다워지는 것이 행복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점점 자연스러워지고 있어요.
Q. 궁극적으로 원하는 삶은 어떤 것인가요?
A. 작은 지류의 변화, 저는 여행을 많이 하고 에세이도 쓰고 10년 정도는 사람도 만나고 자연을 만나고 그것을 글로 옮겨 보고 싶어요. 만약 자신의 삶에 변화를 주고 싶다면 다음의 3가지를 바꿔 보세요. 공간(사는 곳), 사람(만나는 사람), 시간을 바꾸어 보세요. 행동하지 않으면 변화하지 않으니까요.
Q. 아이들은 아버지의 생각이나 사상에 공감하나요?
A. 현재, 고1, 중1, 7살, 아직 아이들이 어려서 표현하기 어렵지만 일단 수긍하고 아버지를 존중하고 멋있다고 이야기합니다.
Q. 과학이 발전하고 있는데 그럼 인간의 영역은 어떤 부분이 더 퇴화하고 발전할 수 있나요?
A. 인간의 영역에는 영성과 감성이 있습니다. 기계가 모방하고 흉내낼 수는 있지만 진짜는 결코 모방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Q. 인생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A. 인생은 삶이고 사는 것 그리고 사랑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는 존재, 사람은 관계와 인연속에 이루어집니다. 왜 사는가? 지구는 무엇 때문에 존재하는가? 사랑하고 사랑을 배우기 위해서 그것을 배우기 위한 교육장이라고 생각합니다. 신을 거부할 수 있는 자유의지도 있는데 왜 만드셨을까? 사랑을 배워오라고 전 우주적 성장, 죽음에 대한 두려움, 죽을 준비가 되어있으려면 잘 살고 있어야 한다.
Q. 선생님은 그런 나눔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이 주변에 있나요?
A. 인연이 없는 다수의 사람들에게 많은 상처의 이야기를 토하는 독서사랑방이 있습니다. 그분들과 이야기와 나눔을 통해 정화를 체험합니다.
두 시간 동안 한 분 한 분과 시선을 맞추며 질문에 대해 진솔하게 답변해주신 안광호 선생님께 행복마을 동사섭에서는 기부강연에 대한 감사로 만년필을 선물해드렸습니다. 인연의 시작에 감사드립니다.
글. 루샤/사진.토토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