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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하게 웃는 한내를 휴대폰으로 찍었는데 보면 볼수록 기분 좋다. 사랑스럽다. 사진을 보고 싶다는 사람들에게 보내니 더 기쁘다. 이렇게 문자메시지를 넣었다. ‘ 오늘 하루도 활짝 웃는, 이만큼 행복해지는 법 아시죠? 입꼬리 올리기로 행복을 선택하세요.’ 하고. 왠지 오늘은 계속 이 입꼬리가 올라가 있을 것 같아 신난다.
어제 남편이 전화하면서 다른 사람의 안부에 ‘요즘 집에 올 맛 난다. 집에 오면 편안하고 좋아.’라고 말하는 걸 들으며 기분 좋았다. 남편이 스스로 자기 삶을 살도록 허용해준다는 것에 대해 요즘 새삼 되새기고 있는 중이어서 더 그 말이 반갑다. 그간은 왜 그렇게 내 기준이 중요했는지, 남편이 힘들어하는 이유를 잘 몰랐다. ‘그냥 일이 많으니까 그렇지.’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요즘같이 일이 많은 남편이 ‘편하고 좋다’는 말을 하는 걸 들으며 그 의미를 다시 되새기게 된다. 미안하고 고맙고 기쁘다.
내가 조금 변하긴 변한 걸까 궁금하고 즐겁다.
어젯밤 남편과 대화를 나누면서, 남편이 나를 퉁을 주었다.
‘ 당신 그거 알아? 가족들 주려고 은행 주어서 추운데 씻고 구워주는데 당신이 집안에서 씻어서 냄새 난다고 싫어하는 것 같아서 나 덜덜 떨면서 밖에서 씻었어….’
전같으면 아주 조금이나마 남편이 나에 대해 싫은 내색을 하는 것 같으면 온갖 변명과 비난으로 되돌려주고는 결국 신세타령까지 가곤 했는데 글쎄 이 입에서 나온 말이…. 엄청 놀랐다. 정말 놀랐다. 그런 말을 할 수 있으리라곤 상상도 못했다.
‘정말 야속했겠다…. 그런 줄도 모르고 은행만 맛있게 먹었는데….’
남편이 씨익 웃었다. 맛있게 먹어주니까 할 수 있는 거라고….
‘ 자기는 정말… 대단한 사람이야. 아무리 힘들어도 가족을 위해, 가족들의 기쁨을 위해 신나게 그 힘든 일을 하는….’그렇게 대화가 끝나고 잠자리에 눕는데 얼마나 마음이 짠하고 따뜻한지….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었는지….는 아직도 모르겠다.
다른 사람의 비판을 너그럽게 수용하며 받아 안는 사람, 내가 무척 그리워하는 사람이었다. 흐흐흐 기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