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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후기

NO1작성일 : 2015-11-13 오후 09:27
제목
힐링샤워
작성자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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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안님과 함께하는 <힐링샤워>

오늘 행복Lab. 열한번째 시간에는 어떠한 만남들이 생길까요? 무슨 이야기들이 느낌들을 마주하게 될까요? 모든 처음은 설레이게 마련이죠. 오늘 힐링샤워라는 이름으로 여는 첫번째 시간! 설레이는 마음으로 오실 분들을 위한 방석을 하나 하나 놓아두고 연잎차를 적당한 온도에 우려내고 냉장고에 있는 레몬을 썰어서 레몬 워터를 만들고 초를 켜는 모든 순간이 이미 명상이였습니다. 늘 이 순간이 최고의 순간입니다. 그러면서 준비하면서 느낀 것을 페이스북에 적어보았습니다. 전 고요하게 혼자서 준비하는 이 시간이 참 좋습니다.

고요하고도 평온한 이 시간
누군가를 기다림이
스스로를 바르게하고
평온하게 하는 것임을
방석을 놓고 레몬을 띄우고
차를 우리고 시를 준비한다
오늘 만나는 분들과 나눌 마음
거울 속의 거울(Spiegel im Spiegel)을 들으며...
명상이 별건가
외부가 아닌 내면의 변화 끌어내기
내 안의 어두운 생각들 걷어내기
내면의 시끄러운 소음들 끄고
그저 밝은 빛으로 고요하게
나 없음의 자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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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분씩 도착을 하시네요. 둥글게 모여 앉는 것 만으로도 이미 나눔의 준비는 된 것이라 정안님이 말씀해 주십니다. 정말 마법의 원인 것 같아요. 예전에 인디언들도 무언가 이야기를 할 때에는 이렇게 원으로 둘러 앉았다고 하죠. 여러분들도 누군가 이야기를 나누어야 할 때에는 가능한 원으로 앉아서 이야기를 해보세요. 요즘에는 거의 모든 테이블이 네모나게 생겨서 좀 힘들지만 테이블 없이 둥글게 마주 앉는 것 만으로도 이미 진정한 소통의 준비는 된 것입니다. 자 그렇게 차 한잔씩 오가며 긴장된 마음들을 녹여보네요. 처음 오신 분들도 계시고 동사섭의 경험이 있으신 분들도 계시고 다양한 루트를 통해서 이 자리에 함께하게 되었습니다. 어떠한 경로로 오셨든지 참으로 반갑고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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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한 장의 느낌이 녹아들기 시작했는지 모두 이 곳은 안전한 공간이라는 생각이 드셨나 봅니다. 속마음이 쉽게 꺼내집니다. 자기 소개와 더불어 이 장의 취지와 만남의 기획들 그리고 참여 방법들을 정안님께서 부드러운 목소리로 설명해 주시니 더욱 편안해지네요. 그리고 가을이잖아요. 힐링샤워의 마중시 <진정한 여행>이라는 시를 낭송해 보았습니다. 참으로 좋은 선택이였다고 생각됩니다. 가을이 바스락 바스락 내려 앉습니다. 시 한편에 마음의 문이 열립니다. 명상이 별건가요 어디에서나 깨어난 상태로 임하면 명상이지요. 우리를 깨운 시를 한 번 같이 볼까요? 여러분들도 아마 좋아하실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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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여행

가장 훌륭한 시는 아직 씌어지지 않았다
가장 아름다운 노래는 아직 불려지지 않았다
최고의 날들은 아직 살지 않은 날들
가장 넓은 바다는 아직 항해되지 않았고
가장 먼 여행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불멸의 춤은 아직 추어지지 않았으며
가장 빛나는 별은 아직 발견되지 않은 별.

무엇을 해야 할 지 더 이상 알 수 없을 때
그 때 비로소 진실로 무엇인가를 할 수 있다
어느 길로 가야할 지 더 이상 알 수 없을 때
그 때가 비로소 진정한 여행의 시작이다.

-나짐 히크메트(Nazim Hikmet/1902~1963/터키)

A true travel

the most magnificant poem hasn't been written yet
the most beautiful song hasn't been sung yet
the most glorious day hasn't been lived yet
the most immence sea hasn't been pioneered yet
the most prolonged travel hasn't been done yet.

the immortal dance hasn't been performed yet
the most shine star hasn't been discovered yet

when we don't know any more what we are supposed to do
it's the time whe we can do true something
when we don't know any more where we are supposed to go
it's the start when the true travel has just beg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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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시 한 편으로 우리들의 이야기는 이어집니다. 원경스님께서도 얼마전 고은 시인의 시가 참으로 와 닿았다고 하시면서 세월이 깃든 목소리로 또 한 편 소개해주시네요. 고은님의 <두고 온 시> 입니다. 한 번 느껴 보시겠어요?

두고 온 시 

고은 

그럴 수 있다면 정녕 그럴 수만 있다면 
갓난아기로 돌아가 
어머니의 자궁 속으로부터 
다시 시작하고 싶을 때가 왜 없으리 
삶은 저 혼자서 
늘 다음의 파도소리를 들어야 한다 

그렇다고 가던 길 돌아서지 말아야겠지 
그동안 떠돈 세월의 조각들 
여기저기 
빨래처럼 펄럭이누나 

가난할 때는 눈물마저 모자랐다 

어느 밤은 
사위어가는 화톳불에 추운 등 쪼이다가 
허허롭게 돌아서서 가슴 쪼였다 
또 어느 밤은 
그저 어둠 속 온몸 다 얼어들며 덜덜덜 떨었다 

수많은 내일들 오늘이 될 때마다 
나는 곧잘 뒷자리의 손님이었다 
저물녘 산들은 첩첩하고 
가야 할 길 
온 길보다 아득하더라 

바람 불더라 
바람 불더라 

슬픔은 끝까지 팔고 사는 것이 아닐진대 
저만치 
등불 하나 
그렇게 슬퍼하라 

두고 온 것 무엇이 있으리요만 
무엇인가 
두고 온 듯 
머물던 자리를 어서어서 털고 일어선다 
물안개 걷히는 서해안 태안반도 끄트머리쯤인가 

그것이 어느 시절 울부짖었던 넋인가 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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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시낭송이 끝나고 정안님은 우리들의 오늘 주제로 <생애 최고의 순간>을 이야기해 보자고 하시네요. 소녀, 처녀, 아줌마 그리고 사랑이라는 주제로 또 깨달음에 대한 이야기를 진솔하게 나누어 주신 분도 계시고 샘이 많은 어린아이를 내면에서 발견했던 순간도 나누어 주시고 깨달았는데 몸이 움직여지지 않는다는 이야기도 나누었습니다. 그리고 그럴 때에는 느낌으로 경험하면 새로운 동력이 생긴다는 말씀도 서로서로 조언으로 해주시는 모습이 보기 좋았습니다. 좋은 나눔과 경청이 만들어내는 오늘의 자리는 마치 한 편의 시 같습니다.

어머니에 대한 오해 그리고 이해하려는 애씀 오랜 갈등들을 풀어냅니다. 그 분들의 얼굴이 한결 밝아집니다. 힐링샤워의 매력인 것 같습니다.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도 이야기하고 첫 아이의 탄생에 대한 이야기도 참 오래도록 여운이 남습니다. 왜 나만 갖고 그래! 라는 생각에서 인식의 전환이 생겨서 모든 문제는 내 안에서 일어나는구나 해버리는 한 생각 바로하기를 이 자리에서 다시금 확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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앎과 삶 사이에는 많은 차이가 있고 그러한 차이만큼 고통스럽습니다. 하지만 모두 아는 만큼 실천하고 살아갈 수 있다면 이미 부처고 도인이지요. 그런 고통이 다가올때마다 다시금 생각합니다. 지금 바로 부처하라! 그러면 먹구름이 몰려오려도 하다가도 다시 햇살뒤에 숨어버리는 경험을 하게 되실 거예요. 1g씩 명상을 해나가고 1g씩만 내 안의 변화를 시작할 수 있다면 이미 어제 보다 아름다운 오늘이 되겠지요. 나짐 히크메트의 <진정한 여행>에 나오는 구절처럼 아직 오지 않은 최고의 순간을 위해서 오늘도 좋은 귀찮음 내 자신의 성찰을 향한 귀찮음을 반갑게 맞이합니다.

토요일 오후 이 곳으로 향하는 발걸음 속에 담겨있던 많은 느낌을 너머서 함께 경험하고 나눈 이야기들이 살아가시는 동안 큰 힘이 되시기를 기대합니다. 몰라보게 얼굴들이 밝아져 있음을 보면서 참 소중한 시간이였구나. 감사하구나. 생각해 봅니다. 바쁜 시간 나누어 주시고 이 장을 이끌어 주신 정안님께 특별한 감사를 보냅니다.

글. 사진 사샤 (cieljs@gmail.com/ https://www.facebook.com/lotusnci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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