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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이 미세(微細)와 사소(些少)를 혼동한다. 조그마한 기쁨의 정서는 유쾌함으로 취급하지 않고 간과해 버린다(물론 불쾌 정서도 해당된다). 그래서 아주 큰 유쾌함만을 기쁨으로 여기고 "나는 기쁘다"라는 자연스런 표현에 인색한 사람이 너무 많다. 그런 사람은 관심이 대체로 과업에 있다. 한 과업이 크게 성취되어야 기쁘고 행복할 것 같은 막연한 삶의 철학으로 살고 있다. 정도가 적은 정서는 사소한 것으로 치부해 버린다. 아니 그것도 아니고 느끼는 일 자체를 하지 않는다. 그것은 사소한 것이 아니라 미세한 것이다.
뜰에 핀 장미를 보고 일어난 정서는 미세하다. 그러나 이 미세한 기쁨 속에 그윽한 행복이 있다. 그런데 그런 정서를 사소하게 취급한 결과 느끼지도 않고 장미를 바라보면서 사업만을 생각해야 하는 삭막한 마음들이 많을 줄 안다. 동사섭 장은 이를 엄히 경책하여 삭막의 늪을 벗어나게 한다.
작은 기쁨을 느꼈을 때 그 작은 것일지라도 그만큼의 행복한 순간임을 인지하면서 나누어야 할 사람이 곁에 있다면 그것을 살며시 나누어 보는 것이다. 물방울이 바위를 뚫는다는 말이 있듯이 미세한 유쾌함의 정서를 소중히 드러내는 풍토에 천국은 건설될 것이다.
- 용타 스님, [마음 알기/다루기/나누기] 중에서
[함께 듣는 음악] Mozart Sonata in D Major K. 381 III. Allegro Molto [Piano Duet]
[이미지출처] By Kristen Brul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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