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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리란 관계이다>
“절대적인 진리(眞理)란 없다. 상황에 따른 방편(方便)이 있을 뿐이다. 진리, 진리 하지 말고 방편, 방편 하라.”
1984년 5월 지리산 백장암에서 처음 동사섭을 할 때 용타스님께서 하신 말씀이다.
당시 나는 36세 청년으로 ‘眞我를 찾는다.’고 나름의 수행을 하던 때이다. ‘절대적인 진리’를 찾아 헤매던 때였으니 쉽게 동의할 수 없었다.
동사섭을 다섯 차례 연달아 하고나서 그해 겨울 90일 동사섭을 하며 어느 순간 온몸으로 전율하며 그 말씀이 동의가 되었다.
부처님께서는 "법(法)을 보는 것은 곧 연기(緣起)를 보는 것이며, 연기를 보는 것은 곧 법을 보는 것이다."라고 하였다. 연기(緣起)란 인연생기(因緣生起)의 준말이다. 일체 현상은 무수한 원인과 조건이 인연(因緣)하여 성립한다. 즉 모든 존재는 독립된 것이 아니라 서로 관계(關係)하면서 존재한다.
이것이 있으므로 저것이 있고(此有故彼有)
이것이 생하므로 저것이 생한다.(此生故彼生)
이것이 없으므로 저것이 없고(此無故彼無)
이것이 멸하므로 저것이 멸한다.(此滅故彼滅)
진리란 곧 법(法)이고 법은 곧 연기(緣起)이며, 연기는 곧 관계(關係)이니 진리란 관계이다.
이탈리아 일간<라 레푸블리카>의 창립자이자 칼럼리스트인 에우제니오 스칼파리가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진리가 하나인가?”라는 질문에 교황의 답신은 “저는 진리가 절대적이라고 신자들에게조차 이야기하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절대적인 것은 이탈되어 있는 초월적인 것, 모든 관계를 벗어나 있는 것을 뜻하기 때문이다. 그리스도교 신앙에 따르면 진리는 우리를 향한 하느님의 사랑이고 그 사랑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나타난다. 따라서 진리는 관계이다.“라고 했다.(2014년7월14일자 한겨레신문)
동사섭은 관계론이다.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 사람과 자연과의 관계, 사람과 우주와의 관계 등.
이 관계를 어떻게 관리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인가를 인류의 스승들의 말씀들과 종교의 가르침을 종합하여 용타스님의 참선과 명상으로 녹여낸 재창조물이 동사섭 가치관이다.
동사섭 가치관은 관계론이다. 홀로 동사섭은 나와 내 몸과 내 마음과 나의 식 주체와의 바람직한 관계론이요, 더불어 동사섭은 나와 너와의 최선의 관계론이며, 옴 동사섭은 모든 물이 근원인 바다에 이르면 한맛이 되듯이, 모든 구분 너머, 나와 너의 이전, 우주 자연의 이전으로 안내하는 관계론이다. 교황께서는 ‘진리는 관계’라고 한다.
글. 도안님 (doan415@hanmail.net)